가시거리가 짧은 밤시간대 검은 옷을 입고 무단횡단한 보행자를 친 운전자에게 과실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대법원 “원심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가로등이 설치돼 있고 건물 간판에서 나오는 불빛이 있긴 했지만, B씨가 검은색 계통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봐도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에야 비로소 B씨 모습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A씨가 미처 제동 조치도 할 수 없었다”며 “A씨가 당시 어떠한 내용의 교통법규도 위반하지 않은 점 등까지 고려하면 A씨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